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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11 hours ago

바야흐로 빼도박도 할수 없는 마흔 중반이 되었다. 이전에는 주차를 하고 주차장 번호 정도만 사진으로 찍는 정도였다. 그런데 최근 들어, 예전에는 없었던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


예를 들면, 피트니스 락커번호를 분명히 기억했다고 생각했는데, 샤워를 마치고 나와 락커룸에 오니 락커 번호가 기억이 나지 않는 것. 타올만 걸치고 있는 상황에서 무척 당황스럽다. 대략적인 기억으로 몇개를 열려고 시도해 보다가, 결국 직원을 불렀다. 내 락커의 위치가 3열의 가운데즈음이라는 확신마저, 직원이 20여 개의 락커를 여닫고 내가 아니라고 생각한 완전히 다른 쪽의 락커에서 내 물건을 발견했을 땐, 정말 어이가 없었다. 그 이후로는 락커번호를 반드시 핸드폰으로 찍는다.


이런 일들을 통해 다시 한번 겸손을 배운다.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은 점점 흐려지지만, 겸손은 그만큼 더 깊어지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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