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체중을 15kg 줄이면서, 나는 그것만으로 건강해졌고 운동능력이 향상되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작년 초에 발목을 다치더니, 가을에는 손목을, 그리고 겨울에 어깨근육을 다쳐서 한동안 오른팔을 드는 것조차 통증이 느껴질 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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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를 칠 때 예전의 무거운 몸이면 아예 뛸 생각도 하지 않을 공을, 한결 가벼워진 몸으로 나도 모르게 그 공을 향해 달려가고 또 예전 파워를 유지하려다 보니 무리가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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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가을부터 테니스를 거의 쉬다시피 하면서 물리치료를 받고 카이로프락틱을 받아도 다시 코트로 나갈만큼 호전되지 않았다. 특히 손목은 5개월이 넘은 시점에서도 나아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 점점 걱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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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차에 함께 테니스를 치는 지인 가족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다. 내가 여전히 손목과 어깨가 아프다고 하니, 여자분께서 본인도 나와 비슷한 경우를 겪었다며 자신의 퍼스널 트레이너와 근육운동을 해보라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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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퍼스널 트레이너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었다. 그냥 옆에서 겁나게 운동을 시키는 motivator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지금 손목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에서 무슨 근육운동이냐고 오히려 되물었더니, 나에게 이름과 연락처 하나를 주면서 꼭 연락을 해보라고 했다. 본인이 투자한 것 중에 가장 값진 투자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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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쉬기만은 싫었고, 의학적으로도 해결이 되지 않으니 그냥 지인의 말대로 우선 그와 바로 약속을 잡고 이틀 뒤에 만났다. 그리고 적지 않은 비용이지만, 나의 고정관념을 깨고 그와 함께 운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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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동안 네번을 만나 함께 운동했다. 두번 운동을 함께 하고 난 다음 날 아침에 눈에 띄게 손목이 좋아진 느낌을 받았다. 손목운동을 따로 한 것도 아닌데 너무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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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네번 함께 운동하고 그 다음날이었던 어제, 둘째딸과 함께 서브연습을 하면서, 이제 다시 테니스를 쳐도 되겠다는 느낌이 들어 바로 봄시즌 리그에 등록했다. 이번 한주가 꼭 마치 마법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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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을 깨고, 약간의 투자가 들어갔는데 열흘만에 이런 결과를 얻게 되다니 너무 놀랍다. 중년이 되어 체중을 많이 줄이니, 그만큼 근육이 줄면서 파운데이션이 많이 약해졌고, 결국 큰 근육이 받쳐주지 못해 작은 근육들에 무리가 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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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운동을 하면서 몸의 밸런스도 많이 흐트러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기초작업부터 새로 하고 있다. 난생 처음으로 gym에서 보람을 느끼고 있고, 나이가 들면서 왜 근육운동이 중요한지 이번 기회에 제대로 깨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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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 you Luz Anahi Martine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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