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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약점

대학에서 건축공학을 공부하고 대학원까지 나와 경력이 18년이 넘어가지만, 내 업무에 있어 나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하나 있다. 바로 도면 보는 능력이다. 대학생 때 느꼈지만, 나는 기하학적인 능력이 매우 약하고, 매일 다니는 길도 GPS가 없으면 움직이지 못할 정도의 방향치다. 따라서 도면을 보더라도 공간감이 없고, 방향에 대한 이해가 현저히 부족하며, 그걸 3D로 상상하는 것은 나에겐 불가능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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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6년동안 데이터센터의 프로젝트 컨트롤을 맡다가, 올해부터 반도체공장 디자인빌드 프로젝트의 공정을 맡게 되었다. 반도체공장은 처음인데다가 디자인빌드는 이론적인 공부만 해봤지, 대형프로젝트 디자인빌드의 가장 초기단계부터 참여하게 된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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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기본설계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발주자가 원하는 날짜에 맞추어 줄 수 있는 시나리오를 찾는다. 많은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로부터 설계가 어떻게 진행되고 또 바뀌어 가고 있는지 계속 팔로업을 해야할 뿐만 아니라, 그들이 보고 말하는 것 (결국 도면과 그 위에 수많은 코멘트와 질문들)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은, 나에게는 정말 큰 장벽이다. 게다가 그렇게 모아진 정보들을 토대로 최대한 공정을 단축시키기 위한 What-ifs 분석을 하고, 그에 따라 디자인팀은 인허가 패키지를 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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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탑엔지니어들이 존경스러운 것은 실력도 있지만 나같은 사람을 인내해 준다는 것이다. 경력 18년차가 질문하면 비웃음 당할 질문들도 물어보고 도와달라고 하면, 그 바쁜 와중에도 짬을 내어 내가 일을 제대로 해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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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to Great, 위대함으로 가는 길은 단순하다. 편하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고, 그랬을 때 내 일처럼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문화가 바로 위대함의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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